■문학 속으로■/좋은시

길 잃은 날의 지혜

과오름 2016. 2. 24. 15:57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 버렸을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문학 속으로■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십줄이 되어 아버지에게 보내어온 딸의 시 한편입니다  (0) 2015.12.28
인생  (0) 2015.12.10
늦은인사  (0) 2015.03.02
화창한날  (1) 201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