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날의 지혜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 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 ■문학 속으로■/좋은시 2016.02.24
오십줄이 되어 아버지에게 보내어온 딸의 시 한편입니다 삶의 여백 김선미 제 꿈은 아니예요 지금 내 손에 들린 것, 지금 내가 있는 곳, 버겁게 주어진 의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떠날 수 없어요, 당장. 이것은 서로의 암흑적 무게감의 약속.. 나는 기대하며 묵묵히 기다리고 있어요. 푸른 초원 흙먼지 날리며 내 짫고 단단한 총구를 뚫고 .. ■문학 속으로■/좋은시 2015.12.28
늦은인사 늦은 인사 전윤호 그 바닷가에서 당신은 버스를 탔겠지 싸우다 지친 여름이 푸르스름한 새벽 내가 잠든 사이 분홍 가방 끌고 동해와 설악산 사이 외줄기 길은 길기도 해 다시는 만날 수 없었네 자고 나면 귀에서 모래가 나오고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지 아무리 토해도 멈추지 않고 정신없.. ■문학 속으로■/좋은시 2015.03.02
화창한날 화창한 날 신현정 집을 돌았다 분꽃을 따 입술에 물고 분꽃을 불면서 돌았다 분꽃 꽁무니가 달착지근했다 장닭을 불면서 돌았다 볏이 불볕 같은 장닭을 불면서 돌았다 나도 목을 길게 빼올리고는 꼬끼오도 해보면서 돌았다 개를 불면서 돌았다 담장을 훌쩍 넘어가라고 애드벌룬만 하게 .. ■문학 속으로■/좋은시 2015.03.02